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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발효식품

전통발효식품 백된장과 재래된장의 미생물 차이 살펴보기

by 라이프로그 전통발효식품 이야기 2025. 4. 24.

전통발효식품 된장은 한국 전통 식문화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 식품으로, 지역과 제조 방식에 따라 다양한 종류로 나뉩니다. 백된장과 재래된장은 형태는 비슷해 보이지만, 맛과 향, 발효의 깊이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이 차이는 겉모습이나 숙성 기간의 문제만은 아니며, 무엇보다 발효 과정에서 형성되는 미생물 군집의 구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백된장은 상대적으로 짧은 숙성과 균일한 환경을 바탕으로 만들며, 밝고 순한 맛이 특징입니다. 반면 재래된장은 장독대나 항아리에서 긴 시간 자연 발효되며, 강한 향과 깊은 감칠맛을 지닙니다. 백된장과 재래된장에 서식하는 곰팡이, 효모, 세균 등의 미생물 차이를 중심으로 전통발효식품의 본질에 다가가 보고자 합니다.

전통발효식품 미생물

발효 환경이 만들어내는 차이

백된장과 재래된장은 같은 콩을 원료로 하지만, 발효 환경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미생물 군집에서도 차이를 보입니다. 백된장은 보통 실내에서 위생적으로 제조되며, 상대적으로 염도가 낮고 숙성 기간이 짧습니다. 이러한 조건은 균일하고 안정적인 발효를 유도하며, 특정 미생물들이 빠르게 번식할 수 있도록 설계됩니다. 반대로 재래된장은 장독대 또는 항아리에서 계절 변화에 따라 자연 발효되며, 염도는 다소 높고 숙성 기간도 훨씬 깁니다. 이로 인해 다양한 미생물들이 유입되어 복합적인 군집을 형성하게 됩니다. 특히 온도와 습도의 자연 변동은 미생물 간 경쟁과 공생을 유도하여, 발효 결과에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환경 차이는 장맛의 기본 성분 구성은 물론, 발효 속도와 안전성, 영양 성분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전통발효식품, 백된장에서 자라는 주요 미생물

백된장은 상대적으로 균일한 환경에서 발효되기 때문에, 주로 특정 미생물이 우점합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아스퍼질러스 오리제 (Aspergillus oryzae)입니다. 이 곰팡이는 전분 분해 효소(Amylase)와 단백질 분해 효소(Protease)를 많이 생성하여, 콩 속 영양분을 당과 아미노산으로 바꾸는 핵심 역할을 합니다. 아스퍼질러스는 냄새가 강하지 않으며, 깔끔하고 부드러운 향을 만들어냅니다. 이 외에도 락토바실러스 속 (Lactobacillus)의 유산균이 산도를 조절하고 장의 부패를 억제하는 데 기여합니다. 효모는 주로 사카로마이세스 세레비지에 (Saccharomyces cerevisiae)가 작용하며, 약한 발효와 풍미 형성에 도움을 줍니다. 백된장의 경우 이러한 미생물들이 비교적 제한된 범위 내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향이 강하지 않으며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전통발효식품, 재래된장에서 형성되는 복합 미생물 생태계

재래된장은 자연 발효가 이루어지는 만큼 훨씬 더 다양한 미생물이 공존합니다. 초기 메주 띄우기 단계에서부터 자연 공기 중에 존재하는 여러 곰팡이가 유입되며, 대표적으로 뮤코르 속 (Rhizopus), 페니실리움 속 (Penicillium), 클라도스포리움 속 (Cladosporium) 등의 곰팡이들이 서식합니다. 이들은 각각 고유의 효소를 분비하며, 장의 향과 색, 질감을 복합적으로 변화시킵니다. 특히 바실루스 서브틸리스 (Bacillus subtilis)는 높은 단백질 분해력을 가진 세균으로, 특유의 고소한 향과 점액 성분을 만들어냅니다. 청국장의 발효와 유사한 구조로, 감칠맛 형성에 기여합니다. 또한 다양한 효모와 유산균이 단계별로 우세종을 바꾸며 활동하면서, 시간에 따라 발효 특성이 변화하게 됩니다. 이처럼 미생물 간의 경쟁과 공생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재래된장은, 그만큼 향과 맛이 깊고 풍부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통발효식품, 미생물 군집 차이가 만들어내는 맛과 향

백된장은 미생물의 종류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향이 자극적이지 않으며 부드럽고 순한 맛을 냅니다. 이는 된장을 국물 요리나 장국, 무침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해주며, 깔끔한 식단을 원하는 현대인에게 적합합니다. 반면 재래된장은 발효 기간이 길고, 복잡한 미생물 군집이 활발하게 활동하기 때문에 강한 향기 성분이 생성됩니다. 특히 피라진류 향기 성분(Pyrazines)과 에스테르류 방향 화합물(Ester)이 다량 형성되어 구수하고 진한 장향을 만들어냅니다. 이는 장시간 숙성된 고품질 된장의 특징이기도 하며, 장맛 하나로 요리 전체의 깊이를 결정짓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장 내부의 산도와 염도가 발효 중에 미묘하게 변하면서 향의 층이 생겨나는 점도 특징입니다.

전통발효식품, 미생물 다양성이 가진 영양적 가치

전통 장류에 서식하는 미생물은 맛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많은 영향을 줍니다. 다양한 균주가 공존하는 재래된장에서는 발효 중 비타민 B군, 자유 아미노산, 펩타이드류 같은 생리활성 물질이 풍부하게 생성됩니다. 특히 바실루스 속 (Bacillus)은 단백질을 소화하기 쉬운 형태로 분해하여, 체내 흡수를 돕는 기능을 합니다. 유산균의 일부는 장내 환경을 개선하며, 항균 작용을 통해 위생적인 보존을 가능하게 합니다. 백된장 또한 안정적이고 균일한 미생물 환경 덕분에, 알레르기 발생 가능성이 낮고 위생적으로 안전한 장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미생물 다양성과 발효의 깊이는 단순한 감칠맛을 넘어 전통발효식품의 건강 기능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전통발효식품, 미생물 생태계에 있는 전통발효식품의 본질

백된장과 재래된장은 형태나 기본 재료는 같지만, 발효 과정에서 참여하는 미생물 군집의 다양성과 구성 비율에 따라 완전히 다른 성격을 가지게 됩니다. 백된장은 통제된 환경 속에서 일정한 품질을 추구하며, 깨끗하고 담백한 맛을 특징으로 삼습니다. 이에 반해 재래된장은 자연의 흐름 속에서 다양한 미생물이 함께 어우러지며, 강하고 깊은 풍미를 만들어냅니다. 이처럼 전통발효식품의 본질은 미생물이라는 보이지 않는 생명체들이 조화를 이루는 복합적인 생태계에서 비롯됩니다. 전통 장류를 이해하고 보존하려는 노력은 단순한 음식 재현을 넘어, 자연과 함께한 우리 조상의 발효 지혜를 계승하는 길입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미생물 군집에 대한 이해와 탐구가 깊어질수록, 전통발효식품은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재조명되고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된장 항아리 속에서는 수많은 미생물이 조용히 장맛을 빚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