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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발효식품

전통발효식품 된장 속 기포의 비밀

by 라이프로그 전통발효식품 이야기 2025. 4. 25.

전통발효식품 된장은 수백 년 동안 우리 식탁에서 늘 함께해온 대표적인 전통발효식품입니다. 콩을 삶아 메주를 만들고, 그 메주를 소금물에 담가 발효시키는 과정은 단순한 조리법을 넘어서 자연과 미생물의 협업이 빚어낸 생명 활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된장이 숙성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색의 변화, 향의 진화, 그리고 미묘한 표면의 움직임은 발효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전통 된장이 숙성되는 동안 발생하는 기포의 원인과 그 의미를 차분히 살펴보며, 장을 담그는 분들께 도움이 될 만한 실질적인 용을 함께 나눠보고자 합니다.

전통발효식품 된장

전통발효식품, 기포는 어떻게 생기는가

된장 발효 과정 중에 기포가 생기는 이유는 단순한 공기나 수분 때문만은 아닙니다. 주된 원인은 발효를 주도하는 미생물, 특히 효모와 세균이 만들어내는 이산화탄소(CO₂)입니다. 된장에는 메주를 구성하던 여러 발효균이 살아 있고, 이들 중 일부는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을 분해하면서 이산화탄소를 부산물로 내뿜습니다.

예를 들어, 효모균은 당을 분해해 에너지를 얻는 과정에서 알코올과 함께 이산화탄소를 생성합니다. 이러한 가스가 된장의 내부에서 천천히 올라오며 기포 형태로 나타나게 됩니다. 또한 일부 유산균이나 호기성 세균(산소가 필요한 세균) 역시 기포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봄과 여름처럼 온도가 비교적 높은 시기에는 미생물의 활동이 활발해지므로 기포 발생이 더욱 두드러지게 보입니다. 이는 곧 장 속 발효가 왕성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기포가 생긴다는 사실은 장이 숨을 쉬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며, 건강하게 숙성 중이라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전통발효식품, 어떤 미생물이 영향을 주는가

된장 속 발효에 관여하는 주요 미생물은 크게 곰팡이류, 효모류, 세균류로 나뉩니다. 이 중 기포 생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효모와 일부 유산균입니다. 효모는 Saccharomyces cerevisiae(사카로마이세스 세레비시아에) 처럼 빵 발효에 사용되는 균종도 있지만, 된장에서는 그보다 토착적인 야생 효모가 주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이들은 콩 속 전분이나 당분을 분해하며 이산화탄소를 내뿜습니다.

한편 유산균 중에서도 Leuconostoc(류코노스톡) 속의 균주들은 탄수화물 분해 중 가스를 생성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초기 숙성 단계에서 이러한 균들이 활발히 작용하며 된장 내 기포 형성을 유도합니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모든 기포가 좋은 발효의 징표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비정상적인 발효, 예컨대 오염된 미생물이 개입했거나, 공기 중 잡균이 유입된 경우에도 비슷한 기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포만으로 발효 상태를 단정짓기보다는, 냄새, 색깔, 질감 등의 종합적인 발효 지표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전통발효식품, 기포가 생길 때 살펴야 할 점

전통된장을 숙성 중일 때 기포가 발생하면 우선 된장의 냄새부터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상적인 발효 상태라면 구수한 향이나 짙은 콩 향이 주를 이루지만, 오염이 된 경우 시큼하거나 썩은 듯한 냄새가 날 수 있습니다. 이때는 위 표면을 살짝 걷어내고 내부를 살펴보아야 하며, 곰팡이의 유무나 색의 이상 여부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포가 지나치게 많고, 된장 표면이 마치 발포하듯 부풀어 오른다면, 저장 환경이 너무 따뜻하거나 습도가 과도하게 높았던 것은 아닌지 점검해봐야 합니다. 반대로, 발효 중기 이후로 들어섰음에도 기포가 거의 보이지 않고 숙성 진행이 더딘 경우에는 온도나 염도가 지나치게 낮아 발효가 억제되고 있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처럼 된장 속 기포는 발효의 이정표이자 경고등처럼 기능하며, 숙성과정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됩니다.

전통발효식품, 기포와 함께 나타나는 다른 변화

된장에 기포가 생기기 시작할 무렵, 다른 발효 징후도 함께 관찰됩니다. 대표적으로 된장의 색이 점차 짙어지는 갈변 현상, 표면의 미세한 곰팡이 발생, 짠맛보다 감칠맛이 도드라지는 풍미 변화 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기포는 단순히 가스의 형태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액체와 함께 움직이며 된장의 조직감을 느슨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특히 저장 중 기포가 올라오면서 된장 윗부분이 수분을 머금게 되면, 장물이라 불리는 액체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는 간장으로 사용하거나 된장의 깊은 맛을 내는 재료로도 활용 가능합니다. 이러한 액체가 지나치게 탁하거나, 표면에 하얀 막이 형성된다면 이는 효모막일 수 있으므로 위생적으로 제거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전통발효식품 된장의 숨결을 읽는 법

된장은 그 자체로 하나의 살아 있는 발효 생명체와 같습니다. 미생물들이 스스로 자라고 번식하며 만들어내는 기포는, 마치 된장이 숨을 쉬고 있다는 자연의 언어처럼 느껴집니다. 전통발효식품의 묘미는 이러한 미세한 변화들을 오롯이 관찰하며 느낄 수 있다는 데에 있습니다.

기포는 발효의 자연스러운 일부이자, 숙성이 진행되고 있다는 뚜렷한 신호입니다. 다만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올바르게 해석하고, 저장 조건과 숙성 환경을 꾸준히 살펴야 진짜 좋은 된장이 탄생합니다. 냄새, 색상, 질감, 그리고 기포. 이 모든 것이 조화롭게 맞아떨어질 때, 비로소 전통된장은 깊은 맛과 향을 품은 완성형 장류로 탄생합니다. 된장을 담그실 때, 기포 하나에도 귀 기울여보신다면 발효의 언어가 조금씩 들리기 시작하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