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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발효식품

전통발효식품 고추장, 단맛을 줄이며 감칠맛을 지키는 과학적 방법

by 라이프로그 전통발효식품 이야기 2025. 4. 22.

전통발효식품은 우리 민족의 오랜 삶과 지혜가 응축된 식문화로, 건강과 맛의 균형을 이룬 대표적인 식품입니다. 그중 고추장은 고춧가루, 메주가루, 찹쌀 혹은 멥쌀, 엿기름, 소금 등을 혼합해 숙성시키는 장류로, 매콤함과 달콤함이 공존하는 복합적인 풍미가 특징입니다. 이러한 고추장의 단맛은 곡물 속 전분이 효소 작용에 의해 당으로 전환되며 생성되며, 이는 전통 엿기름의 당화 효소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전통발효식품 고추장의 단맛이 형성되는 원리를 바탕으로, 당도를 낮추는 동시에 특유의 감칠맛과 발효 향을 지키는 방법을 발효학적, 미생물학적 관점에서 설명드립니다. 단순히 설탕이나 당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효소 작용과 발효 균의 특성을 고려한 전문적인 조정법을 중심으로 구성하였습니다.

전통발효식품 고추

전통발효식품 고추장의 단맛 형성 과정 이해하기

고추장의 단맛은 주로 엿기름에서 기인한 당화 효소의 작용에 의해 형성됩니다. 엿기름은 발아한 보리를 건조하여 만든 것으로, 그 속에는 아밀라아제(Amylase)와 말타아제(Maltase), 글루코아밀라아제(Glucamylase) 등의 전분 분해 효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이들 효소는 찹쌀이나 멥쌀에 포함된 전분을 분해하여 포도당(Glucose), 말토오스(Maltose) 등의 당류로 전환시키며, 이는 고추장의 단맛의 근원이 됩니다.

특히 전통 방식에서는 찹쌀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찹쌀은 점성이 높고 전분 함량도 높기 때문에 엿기름과 결합되었을 때 단맛이 빠르게 생성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자연스러운 발효와 함께 달콤한 맛이 증진되는데, 이는 많은 소비자에게 익숙한 고추장의 풍미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단맛은 조절 없이 방치할 경우 지나치게 강해질 수 있으며, 저장 중 당의 농축으로 인해 맛의 균형이 무너지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맛 형성과정의 과학적 기초를 이해하는 것이, 이후의 조절 전략 수립에 매우 중요합니다.

전통발효식품 단맛 조절을 위한 곡물 재료 선택 전략

고추장의 단맛을 조절하기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할 수 있는 부분은 주원료인 곡물의 선택입니다. 일반적으로 찹쌀은 높은 점성과 당화율을 보여 단맛이 강하게 나타나는 반면, 멥쌀이나 보리쌀은 상대적으로 전분 함량이 낮고 당화 속도도 느리기 때문에 단맛 형성이 억제됩니다.

보리쌀은 특히 식이섬유 함량이 높아 소화 속도를 늦추고, 발효 중 생성되는 당의 일부를 섬유질이 흡수해 당도 상승을 어느 정도 완충해주는 역할도 합니다. 따라서 고추장 단맛을 줄이고자 할 경우, 찹쌀 대신 멥쌀과 보리쌀의 혼합 사용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또한 곡물의 분쇄 입자 크기나 수분 함량 조절도 효소 반응 속도에 영향을 주므로, 이를 조정하여 당화 속도를 지연시킬 수 있습니다.

곡물의 종류 외에도 증숙(찐 곡물의 사용)보다는 단순 열처리된 곡물을 활용하면 전분 구조의 노출이 제한되어 당화율이 낮아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곡물 선택과 전처리 방식만으로도 단맛 조절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는 고추장의 전반적인 발효 흐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전통발효식품, 엿기름 효소 활성 조절로 단맛 낮추기

엿기름 속 당화 효소의 활성도는 고추장의 단맛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입니다. 아밀라아제와 글루코아밀라아제는 각각 전분을 말토오스와 포도당으로 분해하는 역할을 하며, 이 효소들의 활성이 클수록 더 많은 당류가 생성되어 단맛이 강해집니다.

엿기름을 활용하되 그 양을 줄이거나, 효소 활성을 약화시키기 위한 간접적인 방법으로 볶은 엿기름을 사용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볶는 과정에서 일부 효소는 열에 의해 변성되어 활성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통해 효소 반응을 부분적으로 제어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고추장 발효 시 온도도 효소 활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일반적으로 25도 전후의 환경에서 아밀라아제가 가장 활발하게 작용합니다. 따라서 발효 초기 온도를 18도 전후로 낮게 유지하면 효소 반응을 억제할 수 있으며, 당 생성량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발효 환경의 미세 조정은 고추장의 풍미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단맛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전략으로 작용합니다.

전통발효식품, 감칠맛 미생물 활용으로 풍미 보완하기

고추장에서 단맛이 줄어들면 자칫 전체적인 풍미가 약해졌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감칠맛 성분을 보완하는 미생물 조절 전략이 필요합니다. 대표적인 감칠맛 물질인 글루탐산(Glutamic acid)은 바실러스 서브틸리스(Bacillus subtilis)와 같은 발효균이 단백질을 분해하면서 생성하는 아미노산입니다.

고추장에 메주가루를 첨가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단백질 분해 기능을 가진 미생물과 효소를 공급하기 위함이며, 메주의 질과 숙성도는 고추장의 감칠맛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메주가 충분히 숙성되어 단백질 분해균이 활성화된 상태라면, 단맛이 줄어든 고추장에서도 맛의 균형이 무너지지 않고 깊은 풍미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고추장에 향미 성분을 더해주는 효모류(Yeast)의 배양을 활성화하기 위해 약간의 쌀겨나 표고버섯 가루, 다시마 분말 등 천연 감칠맛 재료를 첨가하면 발효 중 생성되는 향과 맛이 더욱 풍부해집니다. 이처럼 단맛 대신 감칠맛을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미생물 발효를 유도하면, 고추장의 맛을 건강하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전통발효식품, 건강과 전통을 함께 지키는 고추장 단맛 조절 전략

전통발효식품으로서의 고추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오랜 세월을 견뎌온 장류 문화의 정수입니다. 그러나 현대의 건강한 식생활 흐름 속에서 고추장의 강한 단맛은 일부 소비자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단맛을 줄이면서도 고유의 감칠맛과 발효 향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단맛을 낮추는 과정은 단순히 당을 제거하거나 설탕을 줄이는 차원이 아니라, 고추장 속에서 작용하는 미생물과 효소, 원료 조합, 발효 환경을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조절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곡물 선택의 변화, 엿기름의 처리 방식, 발효 온도 조절, 감칠맛 균의 활용 등 다양한 요소가 유기적으로 작용하여 건강한 맛을 만드는 데 기여합니다.

이제 고추장은 단순한 조미료가 아닌 건강과 전통, 과학이 만나는 발효식품으로 재해석되어야 합니다. 단맛을 조절하면서도 풍미를 잃지 않는 고추장은 앞으로도 우리의 식탁 위에서 건강한 맛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시도는 전통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현대인의 입맛에 부합하는 지속가능한 전통발효식품 발전의 좋은 본보기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