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발효식품에 기술이 더해지는 시대
예부터 장은 사람이 직접 보고, 냄새 맡고, 맛을 봐가며 익혀내는 식품이었습니다. 된장, 간장, 고추장과 같은 전통발효식품은 오랜 시간과 손길이 필요한 만큼, 만드는 이의 감각이 그 품질을 좌우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전통의 영역에도 과학기술이 하나둘 스며들고 있습니다. 특히 온도, 습도, 가스 조성, pH와 같은 발효에 중요한 환경 요소들을 센서 기반으로 실시간 측정하고 분석하는 시스템, 즉 IoT(사물인터넷, Internet of Things)가 장류 제조 현장에서도 활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대량 생산이 아닌 가정식 또는 소규모 전통 방식에서도 점차 가능성을 보이고 있으며, 품질 일관성 확보나 실패 방지에 있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전통발효식품의 장류를 보다 과학적으로 발효시키기 위해 IoT 센서를 어떤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어떤 점이 달라질 수 있는지를 차분히 살펴보겠습니다.
장류 발효에 필요한 환경 요소
된장이나 간장, 고추장과 같은 장류는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미생물 활동이 품질을 결정짓는 핵심입니다. 특히 발효 과정에서는 온도와 습도, 그리고 염도, pH(산도), 산소 및 이산화탄소 농도가 장의 숙성과 향미, 질감, 색상 등에 큰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어 된장은 보통 15도에서 25도 사이의 온도에서 발효가 잘 진행되며, 습도가 너무 높으면 곰팡이가 과도하게 발생할 수 있고, 반대로 너무 건조하면 발효가 더디게 진행됩니다. pH 역시 중요한데, 초반에는 중성에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산성으로 변화하면서 발효가 안정화됩니다. 이러한 미묘한 수치의 변화는 육안이나 감각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분야이기도 합니다.
IoT 센서란 무엇인가
IoT 센서는 간단히 말해 감지 기능을 가진 장치입니다. 감지란 특정한 물리적 변화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디지털 데이터로 전환하는 일을 말합니다. 장류 발효에 활용되는 주요 센서로는 온도센서(temperature sensor), 습도센서(humidity sensor), 가스센서(gas sensor), pH 센서(pH sensor) 등이 있으며, 이들은 대부분 소형이면서도 연속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Wi-Fi나 블루투스 기능을 통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와 연결하여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고, 일정 수치 이상이 되면 알람을 보내주는 기능도 있어 발효 환경의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게 해줍니다. 센서 하나만으로도 수치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지만, 여러 센서를 조합하여 사용하면 보다 정교한 발효 통제가 가능해집니다.
전통 메주 발효에 적합한 센서 선택
된장과 간장 등의 장류는 메주가 기본이기 때문에, 메주 발효 단계부터 센서 적용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메주가 숙성되는 시기에는 주변 온도와 습도 변화가 급격할 수 있기 때문에, 온도센서와 습도센서를 가장 먼저 적용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특히 겨울철 외부에 놓아두는 방식의 자연발효에서는 하루에도 수차례 큰 기온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이 데이터를 꾸준히 수집하면 균일한 숙성 상태를 유지하는 데 매우 유용합니다.
메주의 표면 곰팡이 번식이 과도하거나, 부패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이산화탄소 농도(CO₂ 센서)**를 측정하는 방식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미생물의 호흡 활동이 활발할수록 CO₂가 높게 측정되며, 이 수치는 발효 속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최근에는 pH 센서를 저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소형 제품도 많아져, 메주 상태의 산도 변화를 정기적으로 체크할 수도 있습니다.
간장, 된장 숙성기에 IoT 센서를 적용하는 방식
장류 발효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숙성기 단계에서는 온도와 습도뿐 아니라, **염도(salinity sensor)**나 pH 변화도 모니터링 대상이 됩니다. 특히 간장은 액체 상태로 오래 숙성되기 때문에, 액체의 염도와 산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센서를 항아리나 저장탱크 내부에 부착하는 방식이 효율적입니다.
IoT 센서의 데이터는 그래프로 누적 기록되어 언제, 어떤 시점에 변화가 있었는지를 시간대별로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발효가 일정하지 않게 진행되는 원인을 객관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여름철과 겨울철의 숙성 속도 차이를 비교하거나, 동일한 재료로 만든 장이 서로 다른 결과를 보이는 이유를 설명할 때 매우 유용한 데이터가 됩니다.
장독대 내부에 센서를 직접 설치하는 경우에는 수분 접촉에 강한 방수형 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고, 센서 연결이 어려운 환경이라면 데이터로거(data logger) 방식으로 일간 측정을 진행한 후 주기적으로 분석하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데이터 기반 장류 품질 관리
IoT 센서를 통해 수집한 발효 데이터를 활용하면, 장류의 품질 관리에 있어 훨씬 객관적이고 일관성 있는 접근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온도 조건에서 발효 속도가 빠르다는 결과가 누적되면, 그 온도를 기준으로 이후 발효 일정이나 저장 위치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pH가 갑자기 상승했다면 미생물 생태에 이상이 있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고, 조기에 대응함으로써 발효 실패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전통적인 방식에 기술을 더하는 접근으로, 장인의 감각에 의존하던 발효 노하우를 보다 체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결과적으로는 장 맛의 일관성을 높이고, 소비자에게 믿고 먹을 수 있는 품질을 제공하는 기반이 됩니다.
전통발효식품에 기술을 더하는 지혜
전통발효식품은 손맛과 시간이 만드는 정성의 결과물이지만, 그 과정에 과학이 함께한다면 품질은 더욱 안정적이고 깊이 있게 완성될 수 있습니다. IoT 센서는 장류 발효에서 놓치기 쉬운 환경 변화나 미세한 발효 흐름을 정밀하게 포착해주는 도구로, 소규모 가정 장 제조부터 대량 생산 현장까지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메주와 장류의 숙성 환경은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러한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보다 정확하고 예측 가능한 발효 관리가 가능해집니다. 전통을 지키되, 시대에 맞게 기술을 접목시키는 일은 결코 전통을 훼손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이 안전하고 맛있는 전통발효식품을 접할 수 있도록 돕는 다리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IoT 기술을 넘어, 인공지능 분석이나 자동 제어 시스템 등 다양한 과학 기술이 전통 발효 분야에 접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전통의 깊이에 기술을 더하는 지혜, 그것이 오늘날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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