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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발효식품

전통 청국장 쉽고 실패 없는 제조 방법

by 라이프로그 1시간전 발행 2025.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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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발효식품 연구 및 가정 내 제조법으로 장류 전통 발효식품 제조법

청국장은 전통 속 건강을 담은 발효식품의 진수

청국장은 우리나라 전통 발효식품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역사와 독특한 발효방식으로 주목받는 음식이다. 고유의 강한 냄새와 끈끈한 점성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는데 그 속에는 우리 조상들의 건강 지혜와 발효 과학이 그대로 녹아 있다. 청국장은 일반 된장보다 발효 기간이 짧아 소금이나 다른 첨가물 없이도 완성할 수 있는 간편함을 가지고 있다. 바실러스 서브틸리스라는 고초균이 주요 발효 균주로 작용해 소화를 돕고 장내 환경을 개선하며 항산화 및 항균 효과까지 발휘하는 건강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현대인들도 집에서 간편하게 청국장을 만들려는 수요가 늘면서 소량으로 실패 없이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청국장 제품은 일부 가공처리로 인해 건강 효능이 저하되거나 맛이 지나치게 자극적인 경우도 있어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 먹는 전통 청국장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가정에서 쉽게 실패하지 않고 만들 수 있는 전통 청국장 제조법을 중심으로 초보자도 도전할 수 있는 실전 가이드를 자세히 소개한다. 청국장을 처음 담가보는 이들에게도 유익한 정보가 될 수 있도록 재료 준비부터 발효환경 관리까지 전 과정을 단계별로 설명해 본다.

좋은 콩 고르기와 삶기 청국장의 시작은 재료에서

청국장의 주재료는 말할 것도 없이 콩이다. 단단하고 껍질이 얇으며 유기농 또는 무농약 콩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국내산 백태가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며 가정에서는 500g~1kg 정도의 소량으로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 콩을 깨끗이 씻어 12시간 이상 물에 충분히 담근 후 잘 끓인다. 삶는 시간은 콩의 종류와 양에 따라 다르지만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부드럽게 으깨질 정도가 되어야 한다.

콩을 삶을 때는 처음부터 센 불에서 끓이다가 끓으면 중약불로 줄여 1시간 이상 끓이는 것이 좋다. 거품이 올라오면 제거하고 콩 껍질이 많이 벗겨지지 않도록 부드럽게 삶는 것이 중요하다. 삶은 콩은 체에 걸러 물기를 제거한 뒤 따뜻한 상태에서 발효 준비를 해야 한다. 완전히 식히면 발효가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미지근할 때 고초균을 접종하거나 발효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발효 준비로 고초균과 발효 환경 만들기

청국장은 된장이나 간장과 달리 특별한 소금이나 양념 없이 고초균의 힘만으로 발효가 이루어진다.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짚에 서식하는 고초균을 이용해 발효를 유도했지만 고초균 종균을 구매하거나 청결한 위생환경에서 고초균이 자연스럽게 정착하도록 하는 방식이 보다 보편화됐다.

고초균은 37~43도 정도의 온도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므로 발효를 위한 온도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 가정에서는 전기밥솥, 오븐, 발효기, 전기장판 등을 활용해 적정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콩을 넓은 용기에 펼치고 위에 면포를 씌운 후 뚜껑을 덮거나 밀폐하지 않은 상태로 따뜻한 곳에 놓는다. 용기는 플라스틱보다는 유리나 스테인리스 재질이 위생적이며 용기 안에 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닦아주는 것이 좋다.

발효 시간은 24~48시간이 일반적이며 발효가 잘 되면 특유의 청국장 냄새가 나고 콩 표면에 점액질이 생기며 실처럼 실끈이 늘어나는 모습이 확인된다. 고초균의 대사작용이 활발하다는 뜻으로 냄새가 썩은 냄새가 아니라 고소해도 특유의 청국장 향을 내는 것이 정상이다.

실패 없는 발효 조건인 온도, 위생, 시간의 삼박자

청국장을 실패 없이 만들기 위해서는 온도, 위생, 시간 세 가지 요소의 조화가 중요하다. 발효 온도가 37도 이하로 떨어지면 고초균의 활동이 둔화되고 반대로 45도를 넘으면 미생물이 사멸하거나 부패균이 증식할 수 있다. 하루에 2~3회 정도 온도계를 활용해 실내 온도를 점검하고 일정하지 않을 경우 전기장판이나 보온박스를 활용해 조절해준다.

청국장은 고초균 외 유해균이 침투하지 않도록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손, 도구, 발효용기 등은 모두 열탕 소독하거나 식초물로 세척한 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발효 도중 뚜껑을 자주 여는 것은 피하고 불필요한 접촉도 줄여야 한다.

발효 시간은 계절과 환경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36~48시간을 권장한다. 너무 짧으면 발효가 미약하고, 너무 길면 고초균이 과다발효해 냄새가 강해지거나 신맛이 날 수 있다. 발효가 완료된 청국장은 따뜻할 때 지퍼백에 소분해 냉동 보관하면 수개월간 저장이 가능하다.

청국장 활용법과 보관 팁

청국장은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고 실용성도 뛰어나다. 대표적인 조리법은 청국장찌개로 양파, 마늘, 두부, 호박 등을 넣고 된장과 함께 끓이면 고소하고 진한 맛의 국물이 완성된다. 비벼먹는 청국장도 인기가 많으며, 익힌 콩을 그대로 밥에 얹어 고추장이나 들기름과 함께 비벼 먹으면 담백하고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보관 시에는 발효를 멈추기 위해 냉동 보관을 권장한다. 냉장 보관의 경우 1주일 이내에 섭취해야 하며 장기 보관 시 고초균이 약해져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청국장은 발효가 계속되기 때문에 일정 시점 이후에는 풍미가 너무 강할 수 있어 냉동 상태에서 필요한 만큼 해동해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냄새를 잡고 싶다면 발효가 끝난 뒤 청국장을 끓는 물에 5초 정도 살짝 데치면 냄새가 상당히 완화돼 고초균은 일정 부분 살아남을 수 있다. 고초균의 생균 상태를 최대한 유지하고 싶다면 별도의 가열 없이 바로 냉동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청국장은 전통과 건강을 담은 가장 실용적인 발효식품

청국장은 그 자체로 한국 음식문화의 지혜와 건강철학을 담은 음식이다. 짧은 발효시간, 간단한 재료, 뛰어난 건강 효능까지 갖춘 청국장은 가정에서 직접 만들어 먹기에 가장 실용적인 발효식품 중 하나다. 단순한 콩을 고초균이 변화시키는 과정을 직접 체험해보면 발효란 단순한 조리법이 아니라 생명의 활동이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다.

청국장을 직접 만들어 먹는 것은 건강을 위한 선택이자 전통을 이어가는 행위이다. 처음 시도할 때는 발효 온도나 냄새에 당황하기도 하지만 한두 번 경험하면 그 깊은 맛과 풍미에 매료될 것이다. 직접 만든 청국장은 믿을 만하고 가족과 함께 나누는 건강한 한 끼로도 손색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청국장을 직접 담가보고 발효의 매력을 느껴보길 바란다. 작은 콩 한 알에서 시작된 변화가 건강한 식탁이 되고 더욱 건강한 생활로 이어진다. 전통을 현대의 방식으로 계승함으로써 그 시작은 지금 이 순간 한 줌의 청국장에서 가능하다.